2025년 현재, 노인 돌봄은 더 이상 가족이나 간병인만의 역할이 아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과 일본, 유럽 선진국에서는 인간의 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 인구의 일상과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노인 돌봄 로봇은 단순한 보조도구를 넘어 정서 교류, 건강 모니터링, 낙상 감지, 일상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통합 케어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로봇들 중 어떤 제품이 실제로 가장 유용하고, 어떤 차별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기능적으로도 뛰어난 노인 돌봄 로봇 5종을 선정하여 성능을 비교해 본다. 로봇의 주요 기능, 장단점, 활용 장소, 가격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소비자와 정책 담당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1위: 파로 (Paro) – 정서 치유에 특화된 반려 로봇
파로(Paro)는 일본 후쿠시마에서 개발된 물개 모양의 정서 돌봄 로봇으로, 전 세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돌봄 로봇 중 하나다. 정식 명칭은 "Therapeutic Robot Paro"이며, 일본은 물론 유럽, 미국, 한국 등에서도 임상 효과를 입증받았다.
- 핵심 기능: 파로는 감정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으며, 터치 반응, 눈 맞춤, 소리 인식, 표정 변화 등을 통해 노인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말을 걸면 반응하며,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노인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제공한다.
- 장점: 약 복용 관리나 낙상 감지 등 기능은 없지만, 치매 초기 환자나 우울감을 겪는 고령자에게 탁월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주는 것이 강점이다. 병원에서도 약물 대체 치료로 일부 활용되고 있다.
- 단점: 음성 명령 인식이 제한적이고, 실생활 기능(약 알림, 이동 보조 등)이 없다는 점에서 사용 범위는 정서 돌봄에 국한된다.
- 활용 장소: 요양병원, 노인복지센터, 치매안심센터
- 가격대: 약 700만 원 이상 (국가 보조 시 50% 이하로 구매 가능)
실벗 (SILBOT) – 한국형 인지 훈련 및 대화 로봇
실벗(SILBOT)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로봇 기업이 공동 개발한 한국형 노인 돌봄 로봇으로, 인지 기능 향상에 특화되어 있다. 특히 치매 예방과 사회성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되었으며, 공공시설 시범 도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 핵심 기능: 실벗은 AI 음성인식 기반으로 작동하며,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 언어 인지능력 및 사회적 반응 능력을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일상 대화뿐 아니라 수수께끼, 게임, 퀴즈, 인지 퍼즐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화면을 통한 시각적 피드백도 제공되어 뇌 자극에 효과적이다.
- 장점: 국내 환경과 언어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공공기관(보건소, 복지관)과 연계해 시범 운영 중이라 접근성이 높음. 개인 맞춤 콘텐츠 추천 기능도 우수하다.
- 단점: 이동 보조, 낙상 감지, 건강 데이터 수집 기능은 제공되지 않음. 따라서 정서 교류와 인지 훈련에 중점을 두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 활용 장소: 경로당, 노인복지관, 치매예방센터
- 가격대: 약 400~600만 원 (공공시설용은 대여 형식으로 운영 중)
로베어 (Robear) – 고중량 돌봄을 가능하게 한 파워형 로봇
로베어(Robear)는 일본의 RIKEN 로봇 연구소에서 개발된 로봇으로, 외형은 귀여운 곰을 닮았지만 실제로는 간병인을 대체할 수 있는 고중량 돌봄 로봇이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노인을 옮기거나, 몸을 들어 올려 자세를 바꾸는 기능에 특화되어 있다.
- 핵심 기능: 로베어는 상체의 로봇 팔을 이용해 최대 80kg까지의 사람을 안정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 정밀한 힘 조절 센서와 균형 유지 기술이 탑재되어 있어, 낙상 위험 없이 부드럽게 신체를 이동시킬 수 있다.
- 장점: 요양보호사의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능으로, 장시간 간병 시 생기는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수면 자세 변경, 욕창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 단점: 크기가 크고 가격이 매우 높으며,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가정보다는 시설용에 적합하다.
- 활용 장소: 요양병원, 재활센터, 중증장애인 시설
- 가격대: 2,000만 원 이상 (일반 가정용 보급 어려움)
엘리큐 (ElliQ) – 일상 대화 + 건강 관리 통합 로봇
엘리큐(ElliQ)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Intuition Robotics에서 개발한 대화 중심 생활관리 로봇이다. 미국 고령자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증 테스트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 한국 시장 진출도 논의되고 있다.
- 핵심 기능: 사용자의 목소리, 활동량, 수면 패턴, 약 복용 시간 등을 추적하고, 알람, 영상통화, SNS 알림, 뉴스 요약 등을 제공한다. 특히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으로 고독감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장점: 생활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기능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고령자의 루틴을 기억하고, 적절한 시간에 알림이나 대화를 시도해 ‘사람 같은 케어’ 경험을 제공한다.
- 단점: 아직 한국어 지원이 완벽하지 않으며, 일부 고령자는 대화를 어색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 활용 장소: 1인 가구 노인, 디지털 소외층
- 가격대: 약 900만 원 수준 (한국 판매 시 가격 변동 예상)
페퍼 (Pepper) – 대화형 안내 및 콘텐츠 제공 로봇
페퍼(Pepper)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형 로봇으로, 원래는 매장 안내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최근 노인 돌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형이 사람처럼 생겨 친근감이 높고, AI 대화, 감정 인식, 콘텐츠 제공 등 복합적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 핵심 기능: 페퍼는 눈의 움직임, 얼굴 인식, 음성 인식 등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며, 날씨 정보, 뉴스 제공, 간단한 게임, 음악 재생 등 일상 대화와 정보 제공에 강점이 있다.
- 장점: 외형이 친근하고 접근성이 높아, 낯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콘텐츠가 풍부해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
- 단점: 건강 관리, 낙상 감지 등 전문 기능은 부족하며, 정서적 친밀감에서는 파로보다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 활용 장소: 경로당, 커뮤니티 센터, 복지시설 로비
- 가격대: 약 1,200만 원 이상
목적에 맞는 로봇 선택이 관건이다
노인 돌봄 로봇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로봇이 모든 상황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파로는 정서 교감에, 실벗은 인지 훈련에, 로베어는 물리적 간병에, 엘리큐는 일상 관리에, 페퍼는 사회적 활동 증진에 각각 강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상황과 시설의 목적에 따라 기능 중심의 로봇 선택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앞으로 이들 제품의 장단점을 참고해 한국형 로봇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며, 제도적 지원과 인식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보급률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돌봄의 주체가 인간에서 기술로 확장되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로봇을 선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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